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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짜릿함’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액티비티의 천국 '네바다'

by 채지형 승인 2020. 01. 02 10:15
울긋불긋한 바위가 파도처럼 출렁인다. 스릴 넘치는 모험에 끌린다면, 네바다로!
울긋불긋한 바위가 파도처럼 출렁인다. 스릴 넘치는 모험에 끌린다면, 네바다로!

바람을 타고 물결을 타고 공기를 탔다. 
모험심 가득한 이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네바다.  
거칠고 마른 사막은 ‘타는 짜릿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 줬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네바다는 천국이지."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는 안토니오. 네바다를 생각하면 거친 수염 가득한 얼굴에 선한 미소를 보여 주던 그가 떠오른다. 24시간 반짝이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30분만 나가면 사막이 나타나고, 전혀 다른 성격의 놀이터가 시작된다. 황량한 산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부터 거친 길을 오르락내리락 거침없이 달리는 산악자전거, 고요한 콜로라도강 위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카약 등 광활한 자연을 즐기는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하이킹 가이드 안토니오.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다
하이킹 가이드 안토니오.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꽤 들락거렸지만, 네바다 사막은 익숙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을 처음 만났을 때만큼 새로웠다. 영화에서나 보던 거대한 트럭, 외로운 고속도로, 건조한 세이지 브러시, 기기묘묘한 바위는 네바다의 이미지를 확 바꿔 줬다. 

 

마음껏 뛰어놀아, 모스트 퍼블릭 랜드

네바다는 생각보다 넓다. 주 면적이 28만 km²로 우리나라 3배 정도다. 미국 50개 주 중 7번째로 크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중 80% 이상이 정부 소유다. 그래서 생긴 별칭 중 하나가 ‘모스트 퍼블릭 랜드(Most Public Land)’. 대부분 고원이나 산, 사막이다. 도시에서 조금만 나가면 거친 암석과 풀이 이어진 황무지다. 공유지가 넓다 보니, 하이킹, 승마, 낚시 등 누구나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땅도 꽤 많다. 1859년 발견된 은광 덕분에 ‘실버 스테이트(Silver State)’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네바다가 미국에 편입된 시기가 치열한 전쟁 때인 1936년이라, ‘배틀 본 스테이트(Battle Born State)’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거친 평원 사이에 도로가 실처럼 이어진다
거친 평원 사이에 도로가 실처럼 이어진다

정작 ‘네바다’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하얗게 눈 덮인’이라는 뜻이다. 이름과 달리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다. 어디에 가든 물을 꼭 챙겨야 한다. 네바다 자연의 특징 중 하나는 끝없는 평원이다. 아무리 눈을 멀리 둬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비로운 강과 형형색색의 암석은 네바다 특유의 자연미를 보여 준다. 이번 여행에서는 무조건 ‘타’ 봤다. 네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하기 위해서. 네바다의 땅과 공기와 하늘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Bike
‘시작은 가볍게’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 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 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중에서

네바다에서 즐긴 첫 번째 액티비티의 주인공은 자전거다. 시작은 가벼울수록 좋다. 먼저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볼더시티(Boulder City)로 향했다. 볼더시티는 후버댐 건설 노동자의 주거를 위해 만들어진 자그마한 마을로, 당시에 이용된 호텔과 볼더댐 뮤지엄 등 과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옛날에는 후버댐으로 향하는 길목이었지만, 오늘날 여행자에게는 네바다 액티비티 여행의 관문 역할을 한다. 

‘타다’의 시작은 자전거. 대형 자전거 조형물 앞에서 출발
‘타다’의 시작은 자전거. 대형 자전거 조형물 앞에서 출발

자전거를 막상 타려고 하니 과연 다리 길이에 맞는 자전거가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좋은 장비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하이킹 가이드인 안토니오에게 청소년용 자전거가 없는지 물었다. 쓱 미소를 짓더니, 자전거 안장을 확 내려 줬다. 걱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자전거로 달릴 길은 리버마운트 루프 트레일(River Mountains Loop Trail)로, 시골의 풋풋함과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였다. 부드럽고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자전거 도로라 마음도 놓였다.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헤멘웨이 파크(Hemenway Park)에서 잠시 멈췄다. 초록이 가득 깔린 공원에서 사람들이 피크닉을 준비하고 있었다. 큰 뿔 양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라는데, 아쉽게 만나진 못했다. 


다시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에 익숙해지자, 잘 닦인 길이 싱거워졌다. 심심함을 보상하는 건 그림 같은 풍광이었다. 페달을 밟을수록 레이크 미드의 에메랄드빛 물결이 가슴으로 밀려들었다. 하늘은 높고 공기는 청량감이 넘쳤다. 왜 많은 이들이 자전거를 타러 이곳까지 오는지 알 것 같았다. 자전거 타기로 워밍업 완료. 

카약 라스베이거스 Kayak Las Vegas
주소: 1647-A Nevada Highway,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293 5026
홈페이지: www.kayaklasvegas.com/bike_river_mt

 

●Zip Line
‘아드레날린 폭발’ 집라인을 타다

네바다에서 꼭 맛봐야 할 액티비티를 꼽으라면, 무조건 집라인이다. 착지 후에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조용하던 친구들도 집라인 후 갑자기 말수가 늘었다.  

   
출발은 역시 볼더시티. 집라인 회사인 플라이트라인즈(Flightlinez)에서 안전교육을 받았다. 양손을 흔들면, 발을 내밀고 브레이크를 서서히 잡으라고 했다. 브라질에서 온 아나는 연신 불안한 눈빛으로 스태프를 쳐다봤다. 아나 손을 끌고 게시판으로 가 91세에 집라인을 탔다는 몬타나에서 온 게리 할아버지 사진을 보여 줬다. 어때, 우리도 할 수 있어!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 짜릿하다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 짜릿하다

네바다 사막보다 더 거칠어 보이는 버스에 올라, 집라인을 타는 부틀렉 캐니언(Bootleg Canyon)으로 향했다. ‘부틀렉’은 밀주, 밀수라는 뜻으로, 후버댐 건설 당시 이 지역에서 문샤인(Moonshine)이라는 밀주를 빚던 역사 때문에 부틀렉 캐니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틀렉 캐니언은 오르락내리락 거친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북미에서 가장 어려운 다운힐 코스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넘치는 스태프들은 추임새와 노래를 섞어가며 동네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출발 지점에 내리니 파노라믹 뷰가 발밑에 펼쳐졌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이 아스라이 보였다. 화려함도 멀리서 보니, 단순했다. 두려워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집라인을 타기 위해 버스로 오른 부틀렉 캐니언.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집라인을 타기 위해 버스로 오른 부틀렉 캐니언.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전체 코스는 4코스로, 약 2.4km를 외줄에 매달려 날아간다. 숲이나 강 위를 달리는 우리나라 집라인과 달리, 이곳은 온통 거친 평원을 향해 줄이 뻗어 있었다. 출발은 해발 1,091m 지점. 안전장치를 체크한 후, 힘찬 “고” 소리와 함께 질주했다. 시원함을 넘어서 후련했다. 몸과 마음의 때가 공기 중으로 탈탈 날아가는 듯했다. 첫 번째 코스를 마치고 나니, 감각이 살아났다. 긴장은 던져 버리고 스피드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가장 흥미진진한 코스는 세 번째 코스였다. 776m로 가장 길었다. 새라도 된 듯 두 손을 번쩍 들고 신나게 줄타기를 즐겼다. 마지막 코스를 타려고 하니,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아껴 먹는 과자처럼, 천천히 내려가고 싶었다. 눈앞의 대평원을 향해 마음껏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내뿜고 나니 힘이 생겼다. 역시 집라인은 아드레날린 충전에 최고였다.

플라이트라인즈 Flightlinez
주소: 1644 Boulder City Pkwy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293 6885
홈페이지: www.flightlinezbootleg.com

 

●Kayak 
투명한 콜로라도강, 카약을 타다 

“신선한 가을날 배를 타고 섬들의 이름을 읊조리며 바닷물을 가르고 나아갈 때, 
내 마음은 천국을 향해 가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낀다.”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번엔 강이다. 눈앞에는 말로만 듣던 콜로라도강이 흐르고 있었다.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네바다뿐만 아니라 유타, 콜로라도,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멕시코만으로 흐르는 어머니 같은 강. 길이만 해도 약 2,253km에 달한다. 

배를 타고 잔잔한 물결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긴다
배를 타고 잔잔한 물결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긴다

콜로라도강에서 날렵하게 생긴 카약에 올라, 떨리는 마음으로 패들을 저었다. 우아하게 뱃놀이를 즐기려던 생각과 달리, 허둥지둥 방향을 못 잡아 카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언제나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10분쯤 지나서야 서서히 신비로운 강과 장엄한 협곡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화로운 풍경을 언제 봤나 싶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배경음악에 맞춰, 천천히 패들을 움직였다. 


콜로라도강은 맑고 투명했다. 너무나 잔잔해, 패들로 고요함을 깨는 게 미안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협곡은 깊어졌고, 어두운 협곡과 파란 하늘은 데칼코마니로 물 위에 그림을 그려냈다. 블랙 캐니언 안으로 들어가자, 햇살이 물 위에서 신나게 춤을 췄다. 세상 모든 것이 반짝였다. 강 위에 떠 있었을 뿐인데, 숨어 있던 엔도르핀이 퐁퐁 솟아났다.  


우리는 블랙 캐니언에 배를 대고 하이킹을 시작했다. 패들 젓는 법을 알려 주던 가이드 세스가 땅에 오르니 하이킹 가이드로 변신했다. 블랙 캐니언에서도 운이 좋으면 큰 뿔 양을 볼 수 있다는데, 이번에도 실패. 대신 사막에서 살아가는 작고 귀여운 생명체들을 만났다. 높은 지역에 올라서 내려다보니, 협곡이 더 깊어 보였다. 협곡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에 시선을 던지니, 마음까지 차분해졌다. 텐트라도 치고 며칠쯤 머물고 싶었다.  


배로 돌아가니, 콜로라도강은 단체로 온 어린이들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웃통을 벗고 열심히 물총 싸움을 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블랙 캐니언을 뒤로하고 천천히 패들을 저으며 직감했다. 더없이 평화로웠던 콜로라도강에서의 카약킹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란 사실을.


블래진 패들즈 Blazin’ Paddles
주소: The Hoover Dam Lodge 18000 US-93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428 0079 
홈페이지: www.blazinpaddles.com

 

●Helicopter
‘지구의 속살’ 그랜드 캐니언, 헬리콥터를 타다

땅과 강, 이번에는 하늘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헬리콥터나 경비행기를 타고 그랜드 캐니언을 돌아보는 1일 투어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뭉쳐야 뜬다>, <배틀트립> 같은 TV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랜드 캐니언은 누구나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여행지다. 여러 코스 중 라스베이거스에서 접근이 쉬운 웨스트림으로 들어가, 협곡 가운데서 잠깐 피크닉을 즐기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그랜드 캐니언 안에 살포시 착륙한 헬리콥터
그랜드 캐니언 안에 살포시 착륙한 헬리콥터

헬기 탑승장에 도착하니, 헬리콥터가 바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소리로 환영했다. 헬기에서 내리는 이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헬리콥터는 단숨에 하늘로 올랐다.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막 위 고속도로가 한 줄 실처럼 보였다. 조금 더 들어가니 거대한 후버댐과 오아시스처럼 반짝이는 레이크 미드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지구가 맞나’ 경이로운 마음으로 아래를 보고 있다, 조종사 제임스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거대한 커튼처럼 이어진 바위 덩어리를 지나자, 깊고 깊은 골짜기가 나타났다. 지구에서 가장 큰 협곡과 수억 년 동안 협곡 사이를 흘러온 콜로라도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종사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펼쳐진 그랜드 캐니언의 장엄한 풍광
조종사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펼쳐진 그랜드 캐니언의 장엄한 풍광

대자연이 빚어 놓은 그랜드 캐니언은 계곡 길이가 447km, 평균 깊이가 1.6km에 달한다. 유속 빠른 콜로라도강이 사암으로 쌓인 협곡을 달리면서 땅을 침식시키고, 강 양쪽 고원이 융기해 오늘날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랜드 캐니언에 들어서니, 스페인 탐험대 가르시아 로페즈 카네나스가 1540년 이곳을 발견했을 때, 거대하다는 뜻의 ‘그란데’라고 표현했던 마음이 이해가 갔다. 
헬기는 붉은빛 바위에 손을 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날다, 협곡 아래에 착륙했다. 마치 달에 착륙한 사람처럼, 살짝 헬기에서 내렸다.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협곡의 선 굵은 바위를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데, 제임스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샴페인을 한잔 하란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샴페인이라니, 이런 호사가 있나. 협곡 안의 기운을 받기 위해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았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바람 소리였을까, 새소리였을까, 마음의 소리였을까. 순간처럼 흐른 30분. 돌아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도시로 향하는 하늘길에는 아련함이 가득했다.

파피용 골든 이글 헬리콥터 투어 Papillon Golden Eagle Helicopter Tour
주소: 680 E. Pilot Rd, Ste B-1,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736 6322
홈페이지: www.papillon.com

 

●Steam Boat
에메랄드 빛 레이크 미드, 스팀보트를 타다

네바다에서 빠트릴 수 없는 여행지가 후버댐이다. 맞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메가트론이 잠들어 있던 그곳이다. 50대라면, 미국의 대공황과 영화 <슈퍼맨>을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다. 수많은 영화에 등장했을 정도로 후버댐은 미국의 큰 자랑이다. 

고풍스러운 스팀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레이크 미드
고풍스러운 스팀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레이크 미드

후버댐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라스베이거스도 상상하기 힘들다. 댐을 만들면서 도시가 성장했고, 댐에서 생산된 전력이 라스베이거스를 환하게 밝혀 주기 때문이다. 후버댐은 미국이 꼽은 7대 현대 건축물 중 하나. 높이 221m, 길이 411m, 저수량 320억m3로 당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아르데코 양식의 우아한 곡선미가 일품인 후버댐은 1935년 완공 당시 볼더댐이라고 불렸으나, 1947년 후버 대통령을 기념해 후버댐으로 이름을 바꿨다. 

후버댐 위에서 바라본 콜로라도강과 후버댐 다리. 강에서 다리까지 높이는 270m나 된다
후버댐 위에서 바라본 콜로라도강과 후버댐 다리. 강에서 다리까지 높이는 270m나 된다

후버댐이 생기면서, 길이 185km의 인공 호수 레이크 미드(Lake Mead)도 탄생했다. 후버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마지막 ‘타다’의 무대가 레이크 미드이기 때문이다. 호수 부근은 미드호 국립휴양지(Lake Mead National Recreation Area)로 지정되어서, 편안하게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호수 앞에 서니, <어린 왕자>의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먼지 가득한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푸른빛을 반짝이는 레이크 미드는 ‘어린 왕자의 샘’ 같았다. 


레이크 미드와 후버댐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스팀보트를 타는 것. 레이크 미드 크루즈에 올라, 여유롭게 레이크 미드를 돌아본다. 낮고 굵은 스팀보트의 ‘부웅’ 소리와 부지런히 돌아가는 빨간색 휠이 고풍스러운 정취를 안겨 준다. 편안한 자세로 갑판에 앉아, 시간을 색으로 새긴 바위를 감상한다.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30m 이상 낮아졌다더니,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선이 그려져 있다. 자연은 시간을 이렇게 기록하는구나 싶다. 


여행 막바지, 새로 만난 네바다의 순간을 돌아본다. 자전거로 달린 길, 아찔하던 집라인, 지구 속살 안에서 맛본 달콤한 샴페인. 공기와 바람에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 시간아 멈추어다오.

레이크 미드 크루즈 Lake Mead Cruises
주소: 490 Horsepower Cove,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866 292 9191 
홈페이지: www.lakemeadcruises.com

 

▶travel  info

 
인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직항(대한항공)편이 주 3회 운항한다. 출발 21시, 소요시간은 약 11시간 15분.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경유편을 운항하고 있다. 


TIME 한국보다 17시간 느리다. 한국이 자정이면 라스베이거스는 오전 5시.
CURRENCY 1 USD = 1,194원(2019년 12월 기준)
VISA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ESTA) 사전 허가를 받을 경우, 90일 내 무비자 체류 가능.
www.esta.us/ko/esta-application

▶HOTEL
플라자 호텔 & 카지노 The Plaza Hotel & Casino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로 프리몬트 스트리트가 바로 앞이다. 방이 쾌적하고 넓다. 기차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것도 장점. 수만 개의 전구가 불을 밝히는 로비가 인상적이다. 
주소: 1 N Main St,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386 2110 
홈페이지: www.plazahotelcasino.com

 

▶FOOD

카슨 키친 Carson Kitchen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서 손꼽히는 맛집. 어반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개성 넘치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감각적으로 꾸며진 안쪽 정원 뷰도 놓치지 말자. 
주소: 124 S. 6th St., Suite 100, Las Vegas, Nevada 89101
전화: +1 702 473 9523
운영시간: 일~수요일 11:30~22:00, 목~토요일 11:30~23:00
홈페이지: www.carsonkitchen.com

립 스매킹 푸디 투어 Lip Smacking Foodie Tour
로컬들이 주로 가는 숨은 맛집을 안내해 주는 투어. 핫한 레스토랑 4~5곳을 다니며 음식을 먹으며,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다운타운 등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전화: +1 888 681 4388
홈페이지: www.vegasfoodietour.com


▶Amusement

톱 골프 Top Golf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호텔을 바라보며 샷을 날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MGM그랜드 호텔 & 카지노에서 2016년 오픈한 복합레저 콤플렉스로, 4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08개의 골프 타석과 6개의 골프 타깃이 있으며, 수영장과 대형 스크린 TV가 있어 친구들끼리 함께 놀기 좋다. 
주소: 4627 Koval Ln,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933 8458
운영시간: 일~월요일 09:00~02:00
홈페이지: press.topgolf.com

핸더슨 사자 서식지 Henderson Lion Habitat Ranch
사자들을 위한 비영리 서식지. 사자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림 그리는 기린도 사자 서식지의 명물 중 하나.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자가 대부분이다. 
주소: 382 Bruner Ave, Henderson, Nevada
전화: +1 702 595 6666
운영시간: 동절기 목~월요일 11:00~15:00(마지막 입장 14:30)
홈페이지: www.lionhabitatranch.org

 

스프링 마운틴 랜치 주립공원 
Spring Mountain Ranch State Park

레드록 캐니언 국립 보존 지구 안에 있는 주립공원으로, 피크닉 장소로 인기다. 척박해 보이는 사막 안에 오아시스처럼 자리하고 있으며, 1876년 목장이 오픈한 이래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통나무집 안에는 역대 주인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1976년 미국 구립 사적지로 등재됐다.  
주소: 6375 NV-159, Blue Diamond, Nevada
전화: +1 775 684 2770
운영시간: 월~일요일 08:00~16:30
홈페이지: parks.nv.gov/parks/spring-mountain-ranch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네바다관광청 www.travelnevada.co.kr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일주일, 만약 당신에게 말레이시아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따뜻함이 그리운 시기,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흙탕물이 합류하는 곳,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는 세련미와 자연미가 적절히 조화된 국가다. 마천루를 벗어나 도로를 달리면 울창한 열대우림이 등장하고, 그 너머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말레이시아의 최대 도시, 쿠알라룸푸르는 ‘흙탕물(Lumpur)이 합류(Kuala)하는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1857년, 곰박강과 클랑강이 합류하는 지역에 중국인들이 주석 광산을 채굴하기 시작하면서 도시의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KLCC파크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허파다
KLCC파크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허파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도심까지 가는 데는 약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메트로폴리탄답게 곳곳에서 정체와 지체가 반복됐다. 호텔이 자리한 도심은 언뜻 광화문이나 삼성동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KLCC(Kulala Lumpur City Center)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르로나스 트윈 타워’를 둘러싼 상업 지구를 뜻한다. 양옆으로 가득한 가로수 때문일까, 공기는 꽤 상쾌했다. 방콕의 혼돈스러움과 싱가포르의 깔끔함이 적절히 섞여 있다고나 할까.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Four Seasons Hotel KL

호캉스와 몰링 만족도 100%

마천루가 하늘을 향해 경쟁하는 도심,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수영을 즐겼다. 풍덩, 물속으로 뛰어드니 수중 스피커에서 가벼운 리듬의 팝송이 흘러나온다. 오로지 물속에서만 들려오는 리듬에 맞춰 서서히 발을 구르니 문득 야릇한 우월감이 밀려온다. 이 바쁜 도심 속에서 한가로이 호캉스를 즐기고 있다는 마음에서.

도심 호텔을 우월하게 누리는 방법 중 하나, 야외 수영장
도심 호텔을 우월하게 누리는 방법 중 하나, 야외 수영장

방은 널따란 킹 룸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오른쪽으로 마주했다. 바로 앞으로는 쿠알라룸푸르 시티 센터와 공원이 펼쳐진다.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2018년 8월, 말레이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빌딩에 들어섰다. 신규 호텔답게 모든 것이 첨단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 버튼을 눌러 커튼을 열었다. 모던한 객실 인테리어와  소품, 가구에서 느껴지는 말레이시아만의 특색은 이곳과 무척 잘 어울렸다. 말레이시아 전통 문양으로 짜여진 에어컨 가리개에서는 섬세함이 느껴졌다.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209개의 객실과 스위트 룸, 장기투숙 고객을 위한 레지던스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친절한 한국인 호텔리어를 영입해 의사소통도 문제가 없다. 

모던함속에 전통이 숨어있는 포시즌스호텔 룸 내부
모던함속에 전통이 숨어있는 포시즌스호텔 룸 내부

인근에는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와 각종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어 호캉스와 몰링(malling),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호텔과 레지던스형 아파트에서 바로 아래층으로 연결되는 쇼핑센터, ‘더 쇼퍼스 앳 포시즌스 플레이스(The Shoppes at Four Seasons Place)’에는 럭셔리 브랜드 외에도 레스토랑과 디저트 카페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미용 브랜드인 ‘이가자 헤어비스’다. 열대 우림 분위기로 장식해 놓은 헤어숍은 네일과 페이셜 마사지까지 국내에서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 트리고나의 시그니쳐 칵테일
바 트리고나의 시그니쳐 칵테일

‘트리고나(Bar Trigona)’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아시아 지역에서 손꼽히는 바텐더, 아쉬쉬 샤르마(Ashish Sharma)가 이끄는 트리고나는 현지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한 쿠알라룸푸르 스타일의 칵테일을 제공한다. “달지 않고 현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칵테일을 마시고 싶어요. 물론 독하게요!”라고 주문하니 꿀벌 무늬가 살포시 앉은 칵테일 한 잔을 내주었다. 인근 지역에서 채집한 벌꿀을 섞은 포시즌스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벌꿀이니 당연히 달콤할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상큼한 맛에 화색이 돌았다. 입가에 번진 미소는 어쩌면 독한 칵테일의 기운 때문이었을지도.

말레이시아 전통의 라탄 우드스틱
말레이시아 전통의 라탄 우드스틱

머리부터 발끝까지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커플 스파 트리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8개의 스파룸을 보유하고 있다. 분위기는 현대적이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테라피에 말레이시아 전통 마사지 스타일을 절묘하게 가미했다. 말레이시아 친환경 소재인 라탄 우드스틱으로 하반신을 마사지할 때면 신음 소리가 절로 나지만 이내 잠잠해지고 만다. 1시간 정도 꿈나라를 헤매고 나니 한결 몸이 가볍다. 올해에는 호텔 안에 한국인 미용사가 직접 시술하는 헤어 & 네일 살롱이 입점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책임지는 호텔로 거듭날 듯하다. 

글래머러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끄는 중식당, 윤하우스
글래머러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끄는 중식당, 윤하우스
돼지고기를 쓰지 않아도마치 중국에서 먹는 듯한 완벽한광둥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를 쓰지 않아도 마치 중국에서 먹는 듯한 완벽한 광둥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제 슬슬 배가 고파질 차례다. 리조트 내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뷔페식은 물론 중식, 태국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가 제공된다. 특히 지미 웅(Jimmy Wong) 셰프가 이끄는 오픈 키친 스타일 중식당, 윤 하우스(Yun House)에서는 고급스러운 광둥 요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문화의 영향으로 돼지고기를 식재료로 쓰지 않는다. 물론 팔지도 않는다. 베이컨은 소고기나 다른 재료로 만든다. 돼지고기가 없는 중식이 말이나 될까 싶었는데 여긴 가능하다. 돼지고기와 똑같은 맛을 내는 딤섬은 별미 중 별미다. 사전에 설명을 듣지 않았더라면 돼지고기로 믿을 뻔했을 정도로 비슷하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수영장과 해변, 안다만해의 맑음이 겹겹으로 쌓인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바다 너머 태국이 보이기도 한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수영장과 해변, 안다만해의 맑음이 겹겹으로 쌓인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 바다 너머 태국이 보이기도 한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Four Seasons Resort Langkawi


안다만해의 여유


대도시에서 절대 누릴 수 없는 것,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다. 랑카위에서는 자연의 소리가 전부였다. 아침마다 재잘대는 새소리에 잠을 깼다. 신이 한껏 오른 원숭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쿵쿵쿵 뛰어다녔다. 바람은 나뭇잎으로 목소리를 대신했다.

랑카위 이름의 유래가 된 적갈색 독수리, 허랑카위
랑카위 이름의 유래가 된 적갈색 독수리, 허랑카위
안경원숭이라고 불리는 랑구르 원숭이
안경원숭이라고 불리는 랑구르 원숭이
모로코와 인도 등 각종 양식이 혼재된 리조트 입구
모로코와 인도 등 각종 양식이 혼재된 리조트 입구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는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과 아시아, 인도, 아라비안, 모로코 스타일이 혼합돼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천장에 달린 커다란 실링 팬, 수제 원목 거울과 원시적이고 투박한 그림, 손가락만큼 긴 철제 열쇠는 낯설어서 좋았다.

아치형의 입구를 통과해 꽃 모양으로 만들어진 화강암 욕조에 몸을 폭 누였다. 물기를 털어 내곤 바삭거리는 하얀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눈 깜빡할 새에 아침이 밝았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들이 방문 앞을 기웃거렸다.

열대 우림 한가운데에서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통째 빌려 사는 기분
열대 우림 한가운데에서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통째 빌려 사는 기분

천장높이가 최소 4m는 되어 보이는 빌라는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모티브로 지었다. 1층은 보통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자에게, 2층은 연인이나 친구 단위로 온 사람들에게 추천한다지만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의 성향에 맞게 층을 배정해 주기 때문이다. 파빌리온 68채와 빌라 23채로 이뤄진 리조트는 해변을 따라 넓게 이어져 있다. 네스프레소 기계가 내려 준 커피 한 잔에 리조트에서 제공한 열대과일을 곁들였다. 쌉쌀한 커피와 달콤한 과즙은 행복한 조합이었다.  

어덜트 콰이어트 풀
어덜트 콰이어트 풀

자연이 전부다, 랑카위


요가가 오랜만이라 호흡이 자꾸 흐트러졌다. 선생님은 바람 소리, 새소리, 연못의 물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명상음악 모음집에서나 듣던 자연의 소리였다. 느린 동작으로 근육에 생기를 불어넣으니 공복임에도 불구하고 힘이 났다. ‘어덜트 풀’은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서 풀빌라 못지않은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바로 앞에 위치한 바다는 온순했다. 스콜이 내리지 않았더라면 하염없이 첨벙거리다가 저 앞 태국 땅까지 건너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투명한 연못 위에서 즐기는 스파 트리트먼트
투명한 연못 위에서 즐기는 스파 트리트먼트

근사한 석회암 절벽이 있는 숲속, 리조트 내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공간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투명한 연못 근처의 오두막 한 동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마사지 룸이었다. 스파가 생긴 건 2015년이지만 테라피스트의 손길에서는 무려 수십년의 세월이 전해졌다. 마사지가 끝나니 몸무게가 5kg 정도는 빠진 것처럼 가벼워졌다. 마사지가 끝나면 간단한 건강 진단서를 보여 주는데 질문과 마사지만으로도 내 몸 상태를 파악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상 외로 잘 맞는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는 안다만해에서그날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는 안다만해에서 그날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지중해 스타일의 레스토랑, 세라이(Serai)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식재료들로 그날그날 새로운 요리들을 선보인다. 마침 로브스터가 들어온 날. 탱탱한 살점은 무척이나 달콤했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을 꼽자면 랑카위 세계지질공원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답게 생태환경 수준은 그 어느 곳보다 우수하다. 우선, 리조트 내에 마련된 ‘지오파크 디스커버리 센터’에 들렀다. 리조트에 소속된 자연학자가 지질공원에 대한 설명과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준다. 생태 환경 공부를 간략히 마치면 해변에 기다리고 있던 배를 타고 안다만해를 달린다. 맹그로브 숲과 해식 동굴을 탐험했다. 5억5,000만년의 시간을 눈과 귀와 손으로 음미했다. 악어가 헤엄쳤고 진흙 속으론 작은 게들이 숨어들었다. 우두머리 원숭이는 사나웠다. 맹그로브 숲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적갈색 독수리는 랑카위의 상징이다. ‘랑카위’는 독수리를 의미하는 ‘허랑카위’에서 유래했다.  

 

▶에어아시아, 추가 체크인 없는 환승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 여행을 할 때 특히 편리하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장거리 전용 저비용 항공사로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주 18회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약 6시간 30분 소요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랑카위까지는 약 1시간 15분.

에어아시아 이용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간편 환승(Fly-Thru) 서비스다. 인천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 제2공항을 거쳐 랑카위로 가는 경우, 환승공항에서 추가 체크인하는 번거로움 없이 최종 목적지에서 수화물을 찾으면 된다. 랑카위뿐만 아니라 페낭 등 말레이시아 내 여행지 및 콜롬보, 테헤란, 카트만두, 싱가포르, 시드니, 골드코스트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도 간편 환승 서비스가 가능하다. 아시아 전용 라운지인 ‘에어아시아 프리미엄 레드 라운지’는 승객의 편의와 휴식을 돕는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승객 중 프리미엄 플랫베드와 프리미엄 플렉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3시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 승객인 경우, 3시간 기준으로 79링깃(약 2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글·사진 김진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www.fourseasons.com/kualalumpur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www.fourseasons.com/langkawi
에어아시아 www.air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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